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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식물

반려 식물 관리용 노션 혹은 엑셀 플래너 만들기

왜 식물 관리에 플래너가 필요할까?

식물을 키우다 보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된다. “내가 이 식물 물 준 게 지난주였나? 그저께였나?” 또는 “분갈이를 언제 했더라?”, “잎이 노랗게 된 게 언제부터였지?” 하는 질문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식물은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그 상태를 파악하는 건 오직 사람의 관찰과 기록에 달려 있다.

 

화분에 흙을 담고 있는 모습

 

단순히 물만 주면 되겠지 하고 시작한 반려 식물 생활이 어느새 여러 화분으로 늘어나면, 각 식물마다 물 주기, 빛의 선호, 분갈이 주기, 비료 사용 등 관리 항목이 모두 달라진다. 이런 상황에서 감각에만 의존하다 보면 과습이나 방치 같은 실수가 발생하기 쉽다.

그래서 식물도 일정한 기록과 관리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노션이나 엑셀 같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반려 식물의 상태와 관리 일정을 정리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특히 바쁜 일상 속에서 식물과 교감하며 체계적으로 돌보려는 이들에게는 이런 플래너가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엑셀 vs 노션, 어떤 도구가 더 적합할까?

디지털 식물 플래너를 만들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툴은 엑셀노션이다. 두 도구는 각각 장단점이 뚜렷하다.

 

엑셀의 장점은 데이터 정리에 강하다는 점이다. 셀 단위로 날짜를 자동 계산하거나, 조건부 서식을 통해 주의할 시점을 색으로 표시할 수 있다. 물을 준 날과 다음 물 줄 날짜를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함수식을 활용하면 손쉽게 물 주기 캘린더를 구성할 수 있다. 또한 그래프로 성장 기록을 시각화하거나, 여러 식물의 정보를 한 시트에서 비교 관리하기에 적합하다.

 

반면 노션의 강점은 시각적 구성과 직관성이다. 카드 형태의 갤러리 뷰를 통해 각 식물을 하나의 ‘식물 카드’로 꾸밀 수 있고, 사진, 메모, 날짜, 체크리스트 등을 함께 정리할 수 있다. 마치 디지털 다이어리를 쓰듯 감성적인 플래너를 만들 수 있어, 글쓰기나 시각적 표현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맞는다.

 

요약하자면, 데이터 기반의 실용성을 중시한다면 엑셀, 사용자 경험과 디자인 감각을 중시한다면 노션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자신에게 익숙한 도구를 중심으로 구성하고, 필요하다면 둘을 병행해 사용하는 것이다.

식물 플래너에 포함되면 좋은 항목들

식물 관리 플래너를 만들기 전에는 ‘무엇을 기록해야 할지’부터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에는 간단한 항목부터 시작해 점차 내용을 확장하는 방식이 좋다.

다음은 플래너에 포함되면 좋은 항목들이다.

  • 식물 이름: 공통 이름(예: 스킨답서스)과 학명도 함께 적어두면 좋다.
  • 들인 날짜: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날짜를 기준으로 관리 주기를 계획한다.
  • 구입 장소/출처: 어디서 들여왔는지 기록하면 추후 건강 상태 파악에 도움이 된다.
  • 물 준 날짜: 마지막 물 준 날과 다음 물 줄 예정일을 자동 계산할 수 있다.
  • 분갈이 기록: 마지막 분갈이 날짜와 다음 예정일.
  • 비료 사용: 어떤 종류를 언제 사용했는지 체크.
  • 광량 조건: 식물이 어떤 위치에 놓여 있고, 그 공간의 채광 조건은 어떤지 간단히 메모.
  • 현재 상태 메모: 잎 상태, 새순 발생 여부, 병충해 유무 등 주관적인 관찰 메모.
  • 사진 첨부: 식물의 성장 기록을 사진으로 함께 기록하면, 변화가 한눈에 들어온다.
  • 특이 사항: 이사, 계절 변화, 새 화분 변경 등 식물 상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메모.

이 외에도 사용자 성향에 따라 ‘마음 변화’나 ‘식물과의 대화’처럼 감성적인 기록을 함께 적어두는 것도 좋다. 특히 노션은 이런 개인적인 메모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식물 관리 플래너 실전 구성 예시

여기서는 노션과 엑셀 각각에서 실전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예시를 간단히 소개한다.

 

식물 이름            들인 날짜             마지막 물 준 날짜 다음 물 줄 예정일   분갈이일                비료                     사용 상태

스투키 2024-10-03 2025-07-01 2025-07-15 2025-05-01 X 잎 단단함
스킨답서스 2025-06-20 2025-07-04 2025-07-07 2025-06-15 액체비료 2ml 줄기 뻗는 중
바질 2025-07-02 2025-07-03 2025-07-05 - 유기질 비료 새순 돋음

 

이 표를 기반으로 각 열에 조건부 서식을 설정하거나, 다음 물 줄 날짜가 다가오면 셀 색깔이 바뀌도록 구성할 수 있다.

 노션 식물 플래너 구성 예시

  • 갤러리 뷰로 식물 하나하나를 카드로 구성
  • 각 카드에는 이미지, 이름, 상태, 물 준 날짜, 체크리스트 삽입
  • 템플릿 페이지를 만들어 ‘새 식물 카드’를 자동화하여 생성 가능

노션의 경우 ‘식물 관리 템플릿’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많아, 처음부터 만들기 부담스럽다면 검색을 통해 템플릿을 복제해서 활용해도 된다.

 

식물 플래너는 단순히 관리 도구를 넘어서, 나와 반려 식물 사이의 관계를 기록하는 하나의 일지다. 작은 관심이 지속되면 식물도 그에 보답하듯 건강하게 자라며, 우리의 일상 역시 조금씩 더 여유롭고 생기 있게 변한다. 기록은 결국 관찰의 연장선이고, 관찰은 사랑의 표현이다.

플래너로 식물을 관리하는 이 시간이 단지 체크리스트를 채우는 일이 아니라, 삶의 속도를 조절하고 자연과 함께 숨 쉬는 경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