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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식물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 반려 식물 키우는 진정한 팁

빛이 부족한 실내, 식물에게 괜찮을까?

사람에게 충분히 밝은 실내는 식물에게는 어두운 밤일 수 있다. 우리의 눈은 조도에 대한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형광등 아래에서도 충분히 밝다고 느끼지만 식물의 광합성에는 훨씬 더 많은 광량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실내 등 아래의 밝기는 100~300 lux 정도에 불과하고 이는 대부분의 식물에게는 생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민들레 홀씨가 흩날리는 모습.

 
서울 기준 남향 아파트 거실 창가의 자연광이 2,000~3,000 lux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빛이 적은 북향집이나 창문에서 먼 공간, 복도나 욕실처럼 채광이 거의 없는 공간은 식물에게 매우 까다로운 환경이다. 이런 공간에서도 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단순히 예쁜 화분을 들여놓기보다는 식물이 어떤 조건을 필요로 하는지 먼저 이해해야 한다.

빛이 부족한 실내에서는 특히 식물의 증산작용과 광합성이 억제된다. 이는 식물의 잎이 처지거나 줄기가 길게 웃자라는 원인이 된다. 또한 뿌리의 수분 흡수가 불균형해 과습이나 뿌리 썩음이 발생하기 쉽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그러나 적절한 식물 선택과 인공광, 환경 조절만 잘 이뤄진다면 저광 환경에서도 건강한 반려 식물 키우시는 충분히 가능하다.


저광에서도 잘 자라는 식물!  바르게 고르기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는 빛에 대한 민감도가 낮은 저광성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들은 직사광선이 없는 곳에서도 비교적 잘 적응하며 생장 속도가 느리고 잎이 두껍거나 왁스질인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저광 식물은 다음과 같다.

  • 산세베리아: 빛이 거의 없는 화장실이나 북향 공간에서도 생존이 가능할 만큼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한다.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도 부담이 없다.
  • 스투키: 다육 식물의 일종으로 외형이 깔끔하고 광량이 부족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공기 정화 기능까지 겸비하고 있어 사무실 책상 위에도 잘 어울린다.
  • 스킨답서스: 덩굴성 식물로 다양한 공간에 걸어둘 수 있어 인테리어 효과도 크다. 간접광만으로도 충분히 생장하며 물 조절만 잘 하면 병해에도 강하다.
  • 아글라오네마: 색상이 다양하고 우아한 잎이 특징인 이 식물은 약한 빛에도 견딜 수 있다. 공기 정화 능력도 뛰어나 실내 공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 테이블야자: 아열대성 식물이지만 직사광선보다 은은한 밝기를 더 좋아한다. 부드러운 잎이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어주는 효과도 있다.


이 외에도 페퍼로미아, 아이비, 드라세나 등은 비교적 빛이 적은 공간에서도 살아남기 쉬운 식물들이다. 특히 실내 환경에서는 이런 저광 식물 위주로 식물 구성을 시작하는 것이 안정적인 반려 생활의 첫걸음이 된다.


인공조명과 공간 재구성으로 빛을 보완

실내 광량이 부족하더라도 식물 생장에 필요한 빛을 인공적으로 보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식물 생장을 위한 전용 LED 조명이 다양하게 출시되어 있으며 식물의 생리 작용에 가장 효과적인 청색광(약 450nm)과 적색광(약 660nm)을 포함한 풀 스펙트럼 제품이 특히 인기가 많다.

인공조명을 선택할 때 고려할 점은 다음과 같다.

  • 광량: 저광 식물이라도 최소 800 lux 이상의 광량은 확보해 주는 것이 좋다. 제품 사양표에 PPFD(광합성광양자 속밀도) 수치가 명시되어 있으면 이를 참고하는 것도 방법이다.
  • 설치 거리: 조명은 식물 위에서 30~40cm 거리에서 수직으로 비추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옆에서 간접적으로 비출 경우 광량 손실이 크다.
  • 사용 시간: 하루 6~8시간 정도 켜주는 것이 적당하며 식물이 광합성을 과도하게 하지 않도록 주기적인 소등도 필요하다.

조명 외에도 공간 재배치를 통해 빛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창가에서 먼 거리에 식물이 있다면 거울을 이용해 빛을 반사시켜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하얀 커튼이나 가구 배치는 간접광을 확산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바닥보다는 선반이나 벽 선반에 식물을 배치해 빛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하는 것도 실용적인 전략이다.


적은 빛에서도 식물을 건강하게 돌보기

저광 환경에서는 물 관리와 통풍, 그리고 병해충 예방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다. 빛이 부족하면 식물의 증산작용도 느려지고 이는 물의 소비량이 줄어든다. 따라서 평소보다 물 주는 주기를 길게 잡고 흙의 겉면이 아닌 속까지 건조되었는지 확인한 후 물을 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습한 공기는 곰팡이나 해충 발생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하루 한두 번은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 특히 통풍이 어려운 복도, 욕실, 창고 등에서 식물을 키울 경우에는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약하게 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병해충 예방을 위해 식물의 잎과 줄기 상태를 자주 관찰하고 이끼나 곰팡이 흔적이 보이면 즉시 조치한다. 흙 표면에 이끼가 생겼다면 마른 솔이나 수저로 살살 긁어내고 흙을 새로 덮어주는 것이 좋다. 잎에 묻은 먼지는 젖은 면천이나 물수건으로 부드럽게 닦되 물티슈는 화학 성분이 남아 식물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햇빛이 부족한 공간에서도 반려 식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방법은 의외로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환경을 핑계 삼지 않고 키울 공간에 맞는 조건을 이해하고 식물을 돌보는 작은 의지와 꾸준한 습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