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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식물

반려 식물과 봄, 여름, 가을, 겨울 생장 리듬 이해하기

봄, 식물의 활력을 깨우는 시간

봄은 식물에게 있어 본격적인 생장의 시작점이다. 겨울 동안 휴면 상태였던 뿌리와 줄기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며, 잎이 돋아나고 가지가 길게 뻗는다. 이 시기에는 온도가 점차 올라가고 햇빛의 양도 많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물이 활발하게 자란다. 따라서 봄은 식물에게 새 화분을 선물하거나 새싹을 잘라 번식시키기에 가장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분홍색 작약이 활짝 피어 있는 모습

 

 

이 시기에는 분갈이를 하기에도 최적이다. 뿌리가 새로운 흙에 빠르게 적응하며 활착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단, 분갈이 시에는 뿌리를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고 분갈이 직후에는 직사광선을 피하며 안정시켜야 한다.

물 주는 주기도 겨울에 비해 점점 짧아진다. 흙이 건조해지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손가락으로 흙 속을 눌러보며 수분 상태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햇빛은 너무 강한 직사광선보다는 부드러운 간접광이 적절하다. 특히 새순이 올라오는 시기에는 햇빛에 민감해질 수 있어 하루 중 오전 시간대의 빛이 가장 이상적이다.

 

또한 이때부터는 식물용 영양제나 비료를 소량 사용해도 좋다. 다만 급하게 많은 양을 주기보다는 저농도의 액비를 물에 희석해 2~3주에 한 번 정도 주는 것이 적당하다. 봄은 새로운 생장을 돕는 준비의 계절이다. 이 시기에 정성을 들이면 여름에 더욱 튼튼한 식물로 자라난다.

 

여름, 강한 성장과 스트레스의 이중성

여름은 식물에게 성장의 절정기다. 따뜻한 온도와 풍부한 햇빛은 식물의 광합성을 극대화시키며 하루가 다르게 잎이 커지고 줄기가 길어진다. 이 시기에는 물과 영양분의 요구량이 크게 증가한다. 하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빛과 고온은 식물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햇빛이 강한 한낮에는 잎이 타거나 탈색되는 일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실내에서도 햇빛이 직접 닿는 창가보다는 커튼을 이용한 간접광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온도 역시 중요한 요소로 통풍이 잘 되는 공간에 두거나 선풍기 바람을 식물 가까이 약하게 흘려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물 관리는 가장 민감한 시기다. 뿌리가 건조하지 않도록 자주 관찰하고 아침 일찍 또는 해가 진 후에 물을 주는 것이 좋다. 물을 준 후에는 화분 아래로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하고 받침에 고여 있는 물은 바로 비워야 뿌리 썩음을 방지할 수 있다.

또한 해충 발생이 잦은 시기이기도 하다. 거름이나 유기질 비료를 사용할 경우 초파리, 응애, 진딧물 등이 생기기 쉬우므로 흙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잎 뒷면도 자주 관찰해야 한다. 여름은 식물의 생장이 눈에 띄게 활발하지만 관리자의 섬세한 손길이 더 많이 필요한 계절이다.

 

가을, 생장을 마무리하고 휴식으로 전환하는 시기

가을이 되면 식물의 생장은 점차 느려지고 햇빛의 세기와 일조량도 줄어들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는 생장을 정리하고 겨울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든다. 일부 식물은 잎 끝이 말라가거나 낙엽을 떨어뜨리며 자연스럽게 휴면 상태에 들어갈 준비를 한다.

이 시기에는 분갈이나 과도한 가지치기, 영양제 투입은 피하는 것이 좋다. 생장이 거의 멈추기 시작한 상태에서 자극을 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아 병해에 약해질 수 있다.

 

물 주는 주기도 여름보다 한 템포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흙이 완전히 마른 후 며칠 정도 더 두었다가 주는 정도가 이상적이며 수분 공급보다 뿌리의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

 

햇빛은 하루 일조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창가에서 최대한 빛을 받을 수 있도록 식물 위치를 재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북향이나 햇빛이 짧게 머무는 공간이라면 인공조명을 서서히 도입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가을은 반려 식물이 휴식기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정리하는 시기다. 이 시기에 잎 정리를 해주고 화분 표면에 생긴 이끼나 잔여 비료 성분을 제거해주는 것만으로도 다음 봄을 더 건강하게 맞이할 수 있다.

 

겨울, 식물의 생장을 멈추고 유지하는 계절

겨울은 식물에게 있어 생장보다는 생존이 중요한 계절이다. 일조량과 온도가 모두 급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반휴면 상태로 접어든다. 이 시기에는 ‘무언가를 해주기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관리’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겨울철 물주기는 필히 줄여야 한다. 특히 실내 온도가 낮은 상태에서 물을 자주 주면 뿌리는 활동하지 않는데 흙은 젖어 있으니 뿌리 썩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흙 속 깊은 곳까지 마르고 식물이 실제로 물을 요구할 때만 주는 것이 안전하다. 보통 겨울철에는 2~3주에 한 번 물을 주는 것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햇빛이 부족한 겨울철에는 LED 식물 조명을 활용할 수 있다. 청색광(450nm)은 생장을 자극하고 적색광(660nm)은 광합성을 돕기 때문에 두 파장을 모두 포함한 풀 스펙트럼 조명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루 6~8시간 정도 켜두면 빛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 단, 조명은 식물에서 30~40cm 높이에 설치하고 일정 시간 자동으로 꺼지도록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온도 유지도 중요한 요소다. 대부분의 실내 식물은 10도 이하의 온도에서는 생장에 큰 어려움을 겪으며 서리가 끼거나 찬바람이 직접 닿으면 손상이 심할 수 있다. 특히 창문 근처에 식물을 두었다면 찬 공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커튼을 치거나 식물에 커버를 씌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겨울은 반려 식물에게 ‘쉬어가는 시간’이다. 식물이 성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실패했다고 느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다음 봄에 더욱 건강하게 다시 자라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