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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식물

정신건강센터와 연계한 반려식물 기반 심리 회복 프로그램 사례 분석

일상의 불안과 우울을 가꾸는 작은 식물, 치유의 시작

최근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불안장애, 우울증, 공황장애 등의 정신질환은 더 이상 낯선 단어들이 아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고립감, 정서적 공허함, 소통의 단절을 경험한 이들은 일상생활 속에서 조용히 무너지는 정신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국 각지의 정신건강복지센터, 치매안심센터, 지역사회복지관 등은 상담과 약물치료를 넘어선 비약물 기반의 정서 회복 프로그램을 시도하고 있다.
 

식물 활용 심리치유

 
그 중심에 ‘반려식물’이 있으며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실내 식물을 활용해 정서 안정, 인지력 회복, 일상 루틴 형성까지 돕는 방식은 기존 치료 모델의 한계를 보완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반려식물은 특정 연령이나 신체 조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실내 공간에서도 비교적 손쉽게 관리할 수 있어 치료와 재활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매력적인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2025년 현재, 복지부와 지자체, 그리고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정신건강센터와 연계한 반려식물 기반 심리 회복 프로그램이 다수 운영되고 있으며, 그 효과는 실제 데이터와 참여자 피드백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주요 사례를 소개하고, 정책적 연계 방안과 참여 절차, 확장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해 본다.
 

왜 반려식물이 정신건강 회복에 효과적인가

반려식물은 단순한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점에서 심리치료적 가치가 크다. 손으로 만지고, 눈으로 관찰하며, 책임감을 갖고 물을 주는 일련의 과정은 사용자의 감각을 깨우고, 정서적 교감을 유도한다.
 
특히 정신건강 회복 단계에 있는 이들에게 식물은 다음과 같은 긍정적 영향을 준다.

  • 심리적 안정감 유도
    초록색은 인간에게 가장 편안한 색으로 알려져 있으며, 식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심박수가 낮아지고 불안감이 감소한다는 연구가 있다.
  • 일상 루틴 형성
    매일 같은 시간에 물을 주거나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자존감 회복
    식물이 자라는 과정을 보며 ‘내가 돌본 결과’라는 인식이 자존감을 높이고 무력감을 완화시킨다.
  • 감정 표현과 회복
    말이 필요 없는 교감 매체로서 식물은 감정을 억누르는 대신 표현하고 치유하는 경험을 유도한다.

특히 일상에서의 안정감과 예측 가능성이 회복의 핵심이 되는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와 같은 질환에서는 식물은  안정된 상호작용을 제공해 준다.
 

주요 정신건강센터 연계 프로그램 사례

정신건강센터에서 운영되는 식물 기반 프로그램은 단순한 원예치료를 넘어서 ‘반려식물 돌봄’을 기반으로 일상 복귀와 감정 회복을 함께 도와주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2023년부터 운영된 ‘마음가든 프로젝트’는 반려식물 키우기를 기반으로 한 자가 치유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는 우울증 초기 진단자 및 스트레스 고위험군의 사람들 위주로 선정되며, 소형 식물 키트를 제공받고 6주간 관리 일지를 작성한다.
 

 서울 강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마음가든 프로젝트”  

  • 주요 활동: 식물 관찰, 감정 일기 작성, 키우기 챌린지, 식물 이름 짓기 등.
  • 효과 분석:
    • 참여자 평균 BDI 점수는 프로그램 전 22.8점종료 후 13.1점으로 약 42.5% 감소
    • BDI(BECK Depression Inventory)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자가 우울감 평가 도구로, 총 21문항, 최대 63점 만점 기준
    • 일반적으로 0~9점은 정상 범위, 10~15점은 경도 우울, 16~23점은 중등도 우울, 24점 이상은 중증 우울로 분류됨
    • 평균적으로 중등도 우울 수준이었던 참가자들이 프로그램 이후 경도 또는 정상 범위로 진입한 것으로 분석됨

충청북도 청주시 서원구 정신건강복지센터 – “그린케어 인사이드”

  • 주요 활동:
    • 정서 반응 일지 작성
    • 실내 반려식물 재배 키트 설치
    • 식물 상태 공유 세션(1:1 상담 포함)
    • 지역 농장 연계 식물 재배 체험
  • 성과:
    • 참여자 87%가 “정서적 위안 효과가 있었다”고 대답함.
    • 4주 후 자체 설문에서 “아침 기상 시간 일정화”, “감정기복 감소”가 확인됨
    • BDI 도입 전후 수치공개는 미확인이나, 자가 평가에서 10점 이상 정서 호전 경험 보고
    •  

정신건강 정책과 반려식물의 제도화 가능성

반려식물 기반 프로그램은 정신건강관리 영역에서  단기적 정서 회복을 넘어서 중장기적 지역 정신복지 전략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일부 지자체와 기관에서 예산 일부를 활용한 시범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지만, 그 효과성과 접근성이 입증됨에 따라 국가 정신건강 기본계획과 연계된 정규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025년부터 제4차 정신건강복지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지역 기반 심리방역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 안에는 기존 상담 위주 서비스에서 벗어나 일상회복형 체험 중심 프로그램 확대, 비약물 치유법의 제도적 근거 마련, 지역 특성 기반 자율 프로그램 육성 등의 방향이 포함되어 있다. 반려식물 기반 프로그램은 이 세 가지 모두에 적합한 형식이다.
 
또한 도시농업진흥법, 사회적 농업 정책,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등 타 부처 정책과도 연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서울시와 충청북도는 도시농업 예산 일부를 정신건강 회복 프로그램에 투입하고 있으며, 교육청이나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으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특히 자가 치유력 회복을 강조하는 지역정신보건체계 개편 방향에 맞춰, 반려식물은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이들을 위한 가정 기반 회복 수단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는 반려식물 키트를 사회적 고립 위험군 대상 복지 바우처에 식물관리 서비스가 포함될 수 있으며,  보건소 정신건강 방문간호 서비스와 연계하거나,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를 위한 내부 논의가 시작되고 있다. 즉, 식물을 통한 치유는 더 이상 개인적 취향이 아닌, 정신건강을 위한 공공적 처방 수단으로 제도화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