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반려식물 기반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전략 제안

EJ에요 2025. 7. 25. 13:44

도시 공동체 회복과 반려식물의 접점

현대 도시사회는 개인화된 일상, 이웃 간 단절, 고립감 심화 등 다양한 공동체 해체 문제를 겪고 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고령화로 인해 지역 내 관계망이 점차 약화되며, 사회적 고립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도시 커뮤니티의 회복은 단순한 거주환경 개선을 넘어, 주민 간 상호 작용을 기반으로 한 ‘관계의 복원’을 중심에 두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반려식물이 새로운 매개로 주목받고 있다.
 

반려식물 커뮤니티 활성화 전략

 
반려식물은 단순한 실내 장식이 아니라, 식물 돌봄이라는 공통의 경험을 통해 개인의 정서 안정은 물론 지역 주민 간 소통의 연결고리를 제공할 수 있다. 식물 관리법 공유, 정원 꾸미기 경험 나눔, 키우는 식물에 대한 정보 교환 등 일상적인 관심사를 기반으로 관계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물은 말이 없지만 성장하고, 돌봄의 손길이 필요한 존재이기에 ‘함께 돌본다’는 공동체적 가치를 자연스럽게 형성할 수 있다.
 
실제로 여러 도시에서 반려식물을 매개로 한 커뮤니티 활동이 시범적으로 운영되었고, 주민 간 유대감 강화, 정서 회복, 참여의식 증대 등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었다. 특히 식물을 키우는 과정이 단절된 일상에 소소한 리듬과 루틴을 제공하고, 그 경험을 나누는 장이 커뮤니티 중심으로 설계될 때, 주민 스스로가 ‘참여자이자 주체’로 변화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문화 프로그램을 수용하는 수동적 태도를 넘어서, 공동체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능동적 참여로 이어진다.
 

반려식물 기반 커뮤니티 사례와 실험

서울 중랑구는 2022년부터 ‘내 방에 식물 한 그루’ 프로젝트를 운영하며, 반려식물 키트를 배포하고 이를 주민 커뮤니티 활동과 연결하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 참여자는 키트를 받아 자택에서 식물을 기르고, SNS를 통해 식물 성장기, 돌봄 팁, 인테리어 활용법 등을 공유한다. 이후 마을공동체센터에서 진행되는 ‘식물 교류 마켓’과 ‘작은 전시회’에 참가하며 오프라인 교류로 확장된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키트 나눔이 아니라, ‘내가 키운 식물’을 지역 안에서 나누는 경험을 설계한 점에서 의미가 크다.
 
부산 북구는 ‘식물로 연결되는 이웃’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반려식물을 키우는 주민 모임을 조직하고, 각 주민센터를 중심으로 소규모 식물 교실을 개설했다. 이들은 3개월 단위로 모임을 구성하고, 공동 식물 돌봄 공간을 함께 꾸미는 활동을 통해 유대감을 높였다. 특히 고령자나 독거가구에게는 정서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동시에, 공동 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는 사례도 보고되었다.
 
경기도 부천시는 반려식물을 중심으로 한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재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주민자치회, 입주자 대표회의, 공동체활동가 등이 함께 참여한 ‘아파트 베란다 정원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참가자는 자택의 식물 공간을 사진으로 제출하고, 참가자 간 온라인 공유 및 정원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단순한 경연을 넘어 식물에 대한 관심을 통해 이웃과의 교류가 이루어지는 창구로 기능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반려식물이 단순한 개인 취미를 넘어, 주민 간 신뢰와 소통의 기반을 형성하는 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반려식물을 함께 돌보거나 자랑하고 나누는 과정에서 주민은 공동체의 일원으로서의 자각과 애착을 자연스럽게 형성하게 된다.
 

지자체 커뮤니티 정책과 반려식물 연계 전략

지자체는 커뮤니티 정책을 통해 다양한 문화·복지·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 중 반려식물을 활용한 주민참여 모델은 확장 가능성이 높다. ‘마을정원 조성사업’, ‘골목 커뮤니티 활성화 지원사업’, ‘작은 도서관 생태프로젝트’ 등 기존 사업에 반려식물을 결합함으로써 주민의 정서적 참여를 강화하고 사업의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
 
서울시는 2024년부터 ‘플랜테리어 커뮤니티 지원사업’을 시범 운영하며, 지역 기반 단체에 반려식물 키트와 교육 콘텐츠, 활동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공공시설, 작은 도서관, 경로당, 사회복지관 등을 중심으로 커뮤니티 거점 공간을 식물과 함께 조성하고, 주민이 주체가 되어 유지·관리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실내정원 조성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역할 분담, 자율 회의, 공동 결정 등이 이루어지면서 공동체 역량도 강화된다.
 
행정안전부는 ‘자치분권 협력모델’로 커뮤니티 기반 환경개선 사업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안에는 반려식물 활용 커뮤니티 활동도 포함될 수 있다. 특히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고령자, 장애인, 1인가구 등을 위한 방문형 식물 돌봄 서비스는 정서적 돌봄과 생활환경 개선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함께 달성할 수 있어 정책성과도 높다.
 
반려식물은 ‘돌봄’이라는 보편적 감성을 중심으로 주민을 연결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녹지 조성이나 환경 미화와는 다른 차원의 커뮤니티 형성 모델로서, 향후 마을공동체 정책, 복지 정책, 환경 정책 간의 접점을 형성할 수 있는 전략으로 발전할 수 있다.
 

커뮤니티 지속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

반려식물 기반 커뮤니티 활동이 일회성 이벤트나 행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제도적·운영적 기반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우선 활동 주체인 주민 모임의 지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교육, 장비, 공간, 네트워크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는 ‘생활환경 커뮤니티 지원 조례’를 기반으로 예산 항목을 확대하고, 반려식물 커뮤니티 활동을 정례화된 사업으로 편입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둘째, 커뮤니티 리더 양성이 중요하다. 식물에 대한 기초지식과 함께 주민 간 중재, 활동 설계 능력을 갖춘 리더는 활동의 품질을 좌우한다. 이를 위해 반려식물 커뮤니티 활동가 양성과정이 지역 평생교육기관, 마을학교, 주민자치센터 등을 통해 마련되어야 하며, 수료자에게는 자격 인증과 함께 지역 활동 배치가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주민 참여와 평가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한다. 참여자 의견을 반영한 활동 기획, 활동에 대한 자율 평가, 결과 공유 등의 순환 구조는 커뮤니티의 민주성과 자율성을 강화한다. 특히 SNS, 온라인 커뮤니티, 주민 포털 등을 활용해 식물 성장기, 공간 변화기록, 돌봄 팁 등을 공유함으로써 비대면 환경에서도 연결감을 유지할 수 있다.
 
넷째, 반려식물 커뮤니티 활동이 지역사회와 연계되는 구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커뮤니티에서 키운 식물을 지역 행사에 제공하거나, 마을기업·협동조합과 협업해 상품화하거나, 복지시설에 기증하는 등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활동의 사회적 가치를 확장하고, 공동체 속에서의 역할과 의미를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