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식물 산업과 도시농업 청년창업 연계 가능성 분석
녹색 소비가 이끄는 새로운 창업 흐름
반려식물을 도시에서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1인 가구의 확대와 실내 중심 생활 구조가 일반화되면서, 공간을 채우고 정서를 돌보는 수단으로 식물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의 정원 관리나 원예 취미를 넘어, 이제는 실내에서 키울 수 있는 미니 식물이나 반려 개념을 가진 식물 관리가 새로운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반려식물은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정서 소비재’로 변모하고 있으며 식물의 크기나 종류만이 아니라, 감성 화분, DIY 키트, 관리 매뉴얼, 스마트 화분 등 다양한 연계 제품이 함께 소비되며 시장이 다각화되고 있다.
2024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실내 식물 및 도시형 원예 관련 시장 규모는 1조 2천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20~30대의 수요가 50% 이상을 차지하면서, 이 산업은 MZ세대 창업자들에게 매우 유망한 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도시농업과 연결될 때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식물 유통, 재배, 가공, 체험 콘텐츠, 스마트 관리 솔루션 등 다양한 산업 요소가 융합되며 청년 창업의 기회를 확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도시농업은 더 이상 텃밭 가꾸기나 교육 프로그램에 머무르지 않고, 감성형 식물 콘텐츠와 결합하여 도시 내 녹색 창업 기반으로 전환되고 있다.
도시농업과 청년 창업의 융합 구조
기존의 도시농업은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자급 텃밭 활동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소규모 재배를 넘어, 수익 모델과 콘텐츠 기획이 융합된 ‘농업 기반 창업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청년 창업자들은 단순히 식물을 키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식물과 라이프스타일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 연결되고 있다.
예를 들어, 반려식물 키트 사업을 운영하는 한 청년 창업팀은 서울의 공공 유휴 공간을 활용해 스마트 화분 재배와 DIY 키트 조립을 결합한 체험형 매장을 열었다. 이들은 직접 재배한 식물을 콘텐츠화하여 온라인 클래스, 정기 구독, 맞춤 화분 조합 상품 등으로 확장했고, SNS를 통해 정기적인 식물 관리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안정적인 소비자층을 확보했다.
또한 최근에는 도시농업 스타트업과 ICT 기업이 협업하여 스마트 수경재배, 자동 물 주기 시스템, 식물 성장 모니터링 IoT 기기까지 개발하며 창업의 기술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식물의 생장 환경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거나, 반려식물 상태를 모바일 앱으로 진단하는 서비스는 MZ세대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도시농업의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작은 공간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초기 비용 부담이 큰 일반 창업에 비해 진입 장벽이 낮다. 특히 자금, 기술, 공간 등에서 공공의 지원이 뒷받침될 경우, 도시농업 기반의 반려식물 산업은 청년 창업 생태계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
청년 창업 정책과 연계 가능한 제도들
정부와 지자체는 최근 반려식물 산업과 도시농업의 접점을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청년 창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부터 도시농업 청년창업 지원 예산을 별도로 편성하고 있으며, 서울시, 경기도, 부산시 등은 로컬 창업과 연계된 도시농업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서울시는 ‘청년 도시농부 양성 아카데미’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식물 재배, 콘텐츠 기획, 유통 실습, SNS 마케팅 등 도시농업 창업의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수료생에게는 창업자금 연계, 유휴공간 임대 지원, 전문가 멘토링 프로그램이 함께 제공된다. 2024년 기준, 이 프로그램을 통해 32개 팀이 정식 창업으로 이어졌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반려식물 관련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기도는 ‘청년농 창업희망자 맞춤 컨설팅’을 운영 중이며, 도시형 실내농업, 식물 카페, 실내 정원 디자이너 등 비전통적 농업 모델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1:1 기술 매칭, 판로 지원, 협업 파트너 연결 등 실질적인 창업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청년농 창업준비형 교육’은 전국 도시농업센터를 활용해 6개월간 집중 교육과 실습을 제공하고 있으며, 우수팀에는 창업 지원금 최대 3천만 원이 지급된다. 최근에는 스마트팜이나 반려식물 키트, 온라인 식물 콘텐츠 스타트업이 이 지원금을 활용해 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의 청년창업사관학교, 고용노동부의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역 특화형 청년창업 공간 지원 사업 등과 연계해, 반려식물 창업은 다양한 정책의 교차점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반려식물 기반 창업의 지속 가능성과 미래 전략
반려식물 산업은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정서 기반 소비가 지속되는 구조에서 꾸준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후 변화와 생태 위기, 도시 스트레스의 심화 등 사회적 배경은 식물을 일상 속에서 관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더욱 강조하게 만들고 있다. 이 속에서 청년 창업자들은 단순한 상품 개발자가 아닌, 정서 회복 솔루션 기획자이자 도시 생태 관리자의 역할까지 수행하게 된다.
향후 반려식물 기반 창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중 수익 구조 확보, 정기 구독형 서비스, 오프라인 체험 공간과 온라인 콘텐츠 연계 같은 전략이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 실제로 서울의 한 스타트업은 식물 돌봄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며, 분갈이 방문 서비스, 비료 정기 배송, 온라인 상담을 포함한 복합형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사회적 경제 모델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장애인 작업장이나 노인 일자리와 연계해 식물 포장, 화분 제작, 배송 관리 등을 위탁함으로써, 창업과 동시에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런 형태는 공공기관 우선구매 제도와도 맞물려 수익 기반을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정부는 이런 흐름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 도시농업법 개정 시 반려식물 콘텐츠 산업을 도시농업 범주에 포함시키고, 청년 농 창업 지원 기준을 확대하여 다양한 서비스 모델을 수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창업 초기 공간 확보를 위한 공유농장, 유휴공간 개방형 실내농장 지원 제도 등도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