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식물

사회초년생을 위한 식물 키우기 생활 습관 형성과 정부 지원 연계 방안

EJ에요 2025. 7. 18. 10:00

청년 자립 생활의 균형을 위한 작은 루틴, 식물 돌봄의 시작

대학 졸업 후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인 사회초년생이 마주하는 현실은 생각보다 빠르게 돌아간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경제적 독립, 낯선 조직문화, 불안정한 주거 환경 속에서 청년들은 자립과 불안을 동시에 안고 살아간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생활을 일정한 리듬으로 유지해 줄 수 있는 건강한 습관이다. 그런데 정작 이런 습관은 쉽게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작은 일상 속 서서히 반복해야 형성된다.

 

청년 식물 키우기 지원

 

 

이런 관점에서 반려식물은 단순한 인테리어나 취미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진다. 매일 물을 주고, 잎을 닦고, 변화를 관찰하는 행위는 자기 돌봄을 연습하게 만든다. 식물은 조용하지만 반응을 보여주는 생명체로, 사회초년생에게는 책임감과 안정감을 동시에 부여한다.

 

바쁜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자신만의 리듬을 회복하게 도와주는 것이 식물의 힘이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높고 실내 생활 시간이 길어진 지금, 식물을 돌보는 행위 자체가 정서적 안정과 삶의 중심을 되찾는 도구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식물 키우기에 참여한 청년의 71%가 ‘정서적 안정감을 경험했다’고 답했고, 그 중 54%는 “식물 돌봄이 기상시간과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해주는 데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런 응답은 식물이 단순한 장식품을 넘어서 생활 루틴을 형성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회초년생이 식물을 키워야 하는 이유

처음으로 혼자 생활하는 사회초년생의 대부분은 원룸, 고시원, 셰어하우스 같은 주거 환경에서 살아간다. 이 공간들은 대부분 채광이 부족하거나 환기가 어려우며, 자연과의 접촉이 극히 제한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청년들은 일상의 통제력을 잃기 쉽고, 감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식물은 이러한 외적, 내적 위기를 완화하는 자연적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첫째, 식물은 시각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초록색은 사람의 뇌를 진정시키고 부정적인 감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둘째, 식물은 일상의 작은 변화를 감지하게 만든다. 잎이 자라거나 줄기가 휘는 작은 움직임을 매일 관찰함으로써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게 된다.

 

셋째, 식물은 생활의 흐름을 만들어준다. 매일 같은 시간에 물을 주고, 주말에 분갈이를 하며, 계절에 따라 햇빛 위치를 바꾸는 일은 단순하지만 반복 가능한 루틴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물 키우기가 청년의 자존감을 회복시킨다는 점이다. 반려동물처럼 큰 책임감을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키운 만큼 반응이 돌아오는 식물은 자신이 돌본 식물이 커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자기 효능감을 느끼게 해 준다. 스스로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믿음은 결국 더 건강한 자립 생활로 연결된다. 청년들은 식물을 통해 외부 세계가 아닌 자기 내부와 교감하며 회복해 나가는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청년 식물 지원 프로그램 사례

최근 전국 각지에서는 사회초년생을 포함한 청년층을 대상으로 식물 기반 정서 지원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주로 도시농업과 청년정책 부서, 청년지원센터가 연계하여 기획하며, 일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지역 복지관과 함께 협업해 진행되기도 한다.

 

서울시의 대표적인 사례는 ‘청년 반려식물 입양 프로젝트’다. 서울청년센터 오랑에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식물 키트 제공과 함께 4주간의 온라인 관리 일지 작성, 식물명 만들기 챌린지, 감정일기 쓰기 등으로 구성된다. 참여자들은 식물을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생활 패턴을 기록하고 정서 회복을 경험하게 된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는 후기 작성과 설문을 통해 만족도를 분석하며, 참여자의 86%가 “식물이 혼자 사는 공간에 생기를 줬다”고 답했다.

 

또한 수원시는 도시농업과 청년정책과가 협력하여 ‘실내 플랜테리어 지원형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원룸이나 반지하처럼 채광이 약한 공간에 식물 배치를 최적화하는 컨설팅까지 포함하고 있으며, 식물 키트를 받은 참여자들에게는 1:1 화상 가드닝 상담도 지원된다. 청년층의 주거 특성을 반영한 설계로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향후 정규 사업으로 확대될 계획이다.

 

경상북도 구미시는 지역 청년센터와 연계해 ‘그린청년 챌린지’라는 식물 키우기 SNS 캠페인을 운영하고 있다. 실내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을 배포한 후, 청년들이 각자 식물 사진과 소감을 SNS에 올리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사회적 연결감을 회복하고, 식물을 매개로 청년 간 소통을 활성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도시농업진흥법을 개정하여, 식물 기반 복지서비스를 청년층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5년부터 청년 도시농업 참여 확대를 위한 예산을 신규 편성하며, 실내식물 보급과 도시농 커뮤니티 확산을 위한 지원 정책을 강화시키고 있다.

 

 

향후 정책 연계 방안과 지속 가능한 생활복지 확장

반려식물을 통한 청년 지원 정책은 단순한 체험 이벤트를 넘어서 생활 복지 기반으로 정착될 필요가 있다. 식물은 즉각적인 치료 효과보다는 생활의 리듬을 회복하고, 정서적 지속가능성을 만들어내는 데 기여하는 도구다. 청년 1인 가구의 증가, 정서적 고립 증가, 불규칙한 생활 습관 등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지금, 식물 키우기를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는 더욱 확대돼야 한다.

 

예를 들어, 청년 월세지원 바우처나 청년 정착지원금 항목에 ‘실내 플랜테리어 키트’를 선택 항목으로 추가하거나, 청년 복지주택 입주자에게 식물 제공과 컨설팅을 함께 제공하는 형태의 사업도 가능하다. 실제로 서울시 일부 구청에서는 청년 공공임대 입주자에게 미니 화분을 증정하고, 식물관리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정신건강 지원과도 연계될 수 있다. 청년 우울증 조기 대응 프로그램에 반려식물 키트를 포함하거나, 자립준비청년에게 제공되는 초기 정착 키트에 식물 관리 도구를 함께 포함하는 방식이 유의미하다. 이런 접근은 자립과 정서 회복을 동시에 돕는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으며, 물품 지원을 넘어서 자기 효능감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청년정책, 주거복지, 정신건강, 도시농업 등 여러 부처와 영역이 협업하여 식물 중심의 정서복지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다. 작은 화분 하나가 생활의 중심을 회복하고, 청년들의 자립을 지지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제도적으로 뒷받침될 때, 식물은 청년복지의 새로운 방식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