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 식물

반려 식물에 따라 달라지는 흙성분 조합법

EJ에요 2025. 7. 9. 10:00

식물마다 흙이 달라야 하는 이유

화분의 흙을 대충 아무거나 쓰는 사람들도 많지만 식물의 종류에 따라 적합한 흙이 따로 있다는 사실은 식물 생활에 익숙해질수록 더욱 절감하게 된다. 흙은 단순히 뿌리를 고정하는 매체가 아니다. 물과 영양분을 공급하고 뿌리에 산소를 전달하며 동시에 과습이나 병해충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는 역할까지 수행한다.
 

반려식물, 양배추가 텃밭에 크게 자라고 있는 모습.

 
하지만 흙의 기능은 흙의 구성 비율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 예를 들어 다육 식물이나 선인장처럼 뿌리가 쉽게 썩는 식물은 물 빠짐이 탁월한 흙이 필요하고 허브류처럼 생장이 빠른 식물은 영양이 풍부한 흙이 유리하다. 관엽식물은 적절한 보습과 통기성을 유지해야 하므로 흙 속 입자의 크기와 섞이는 비율까지 신경 써야 한다.

초보자들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분갈이 흙을 그대로 사용하곤 하는데 이것이 항상 모든 식물에 적합하지는 않다. 분갈이 흙은 일률적으로 배합이 된 흙으로 모든 식물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성분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뿌리 썩음, 과습, 배수 불량 같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식물을 옮겨 심을 때는 반드시 식물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한 흙 조합이 필요하다. 이 적절한 흙 조합을 통해 분갈이 후 회복이 빠르고 건강하게 생장을 이어갈 수 있다.

식물 유형별 흙 성분 황금비율

식물마다 요구하는 흙 조합은 조금씩 다르지만 대표적인 유형별로 기본 틀을 익혀두면 이후 응용이 쉬워진다. 아래는 주요 반려 식물 유형별 권장 흙 비율이다.
 
1. 다육 식물·선인장류

  • 배합 비율: 마사토 40% + 펄라이트 30% + 피트모스 20% + 바크 10%
  • 특징: 물 빠짐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배수성이 뛰어난 마사토와 펄라이트 비율을 높인다. 유기물보다는 무기질 비중이 크며, 보습력보다는 통기성 위주로 구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2. 허브 및 식용 식물류 (바질, 로즈마리 등)

  • 배합 비율: 배양토 50% + 펄라이트 20% + 코코피트 20% + 바크 또는 버미큘라이트 10%
  • 특징: 빠른 생장에 필요한 영양 공급을 위해 배양토 비율이 높고, 뿌리 내림을 돕는 코코피트가 유리하다. 로즈마리처럼 과습에 민감한 종은 마사토를 소량 섞어 배수성을 보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3. 관엽식물 (몬스테라, 스파티필럼, 아글라오네마 등)

  • 배합 비율: 배양토 40% + 피트모스 25% + 펄라이트 20% + 바크 15%
  • 특징: 잎이 넓은 식물은 수분 증발량이 많기 때문에 흙은 일정한 보습력을 유지해야 한다. 동시에 과습을 방지하려면 바크나 펄라이트 같은 통기성 있는 입자를 섞는 것이 중요하다.


4. 공중근 또는 착생식물 (호야, 틸란드시아 등)

  • 배합 비율: 바크 60% + 코코칩 30% + 펄라이트 10%
  • 특징: 흙이 아닌 수피나 유기질 섬유 위에서 자라는 종들은 일반적인 흙보다 공기 순환이 잘 되는 배지로 구성한다. 건조와 습도의 밸런스를 조절하기 위해 바크를 중심으로 혼합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와 같은 기본 조합에서 지역 습도나 식물 크기에 따라 약간의 가감이 필요하다. 더불어 상토는 반드시 멸균된 것을 사용하는 것이 곰팡이나 벌레를 예방하는 데 효과적이다.

흙 성분별 기능과 선택 요령

흙을 조합할 때 쓰이는 각 재료들의 역할을 알고 나면 자신만의 맞춤 조합도 가능해진다. 아래는 재료들의 특징이다.

  • 배양토: 가장 기본이 되는 흙으로 유기물 함량이 높고 영양분을 많이 포함한다. 주로 퇴비와 피트모스 혼합물로 되어 있으며 대부분의 식물에서 기본 토대로 사용된다.
  • 피트모스: 습기 유지에 탁월한 이끼 기반의 유기질로 뿌리 활착을 돕는다. 다만 단독 사용 시 배수성이 낮기 때문에 다른 재료와 혼합해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 펄라이트: 가벼운 화산석으로 통기성을 높이고 흙을 부드럽게 만든다. 과습 방지에 효과적이며, 무게도 가볍기 때문에 실내 식물용 흙에 많이 쓰인다.
  • 마사토: 배수성이 탁월한 무기질 흙으로, 뿌리 썩음을 방지하는 데 유리하다. 크기에 따라 중립 마사, 세척 마사로 나뉘며 다육이나 선인장류에 자주 사용된다.
  • 바크 (수피): 나무껍질을 잘게 자른 형태로 수분 보존과 통기성 모두 뛰어난 재료다. 착생식물이나 난류, 공중근 식물에 적합하며, 벌레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버미큘라이트: 마그네슘, 칼륨 등 미량 원소가 포함된 광물성 성분으로, 보습성과 완충능력이 우수하다. 허브류나 씨앗 발아에 적합하다.
  • 코코피트·코코칩: 코코넛 껍질에서 추출한 천연 재료로, 가볍고 통기성이 뛰어나다. 바크보다 질감이 부드럽고, 흙 속의 수분 유지와 배수 균형을 잡는 데 유리하다.


이러한 재료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같은 식물이라도 흙에 따라 생장 속도, 뿌리 활착, 병해 저항력이 눈에 띄게 달라진다. 흙은 단지 심는 곳이 아니라 식물이 숨 쉬고 살아가는 터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분갈이 흙, 사서 쓸 까? 만들어 쓸 까?

시중에는 이미 다육 전용 흙, 관엽 식물용 배양토 등 이름이 붙은 제품들이 많이 나와 있다. 물론 초보자라면 이런 흙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성분표를 꼼꼼히 읽고 필요한 경우 직접 비율을 조정해 사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관엽식물용 배양토를 샀더니 피트모스 함량이 높아 배수성이 떨어지는 경우 펄라이트나 마사토를 추가해 흙을 조정할 수 있다. 반대로 너무 마른 느낌의 흙은 코코피트나 피트모스를 섞어 보습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활용하면 된다.

직접 흙을 만들 경우에는 비율을 계량컵이나 종이컵 등으로 고정해 두고 내가 키우는 식물에 맞는 최적 조합을 메모해 두는 것이 좋다. 실내 환경은 지역의 기후, 집 구조, 습도 등에 따라 다르므로 내 공간에 맞는 흙 조합을 실험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