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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 식물

반려식물을 활용한 환경교육과 기후행동 연계 방안

기후위기 시대, 환경교육의 필요성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도 과학적 경고만도 아니다. 여름철 평균기온 상승, 이상기후 빈도 증가, 생태계 교란 등 우리 삶의 곳곳에서 체감되는 기후 변화는 개인의 생활 태도와 행동 전환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환경교육은 이론 중심이거나 추상적인 경고 메시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 학습자가 실천으로 연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려식물 환경교육 사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방식이 바로 생활밀착형 환경교육이다. 일상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주제를 통해 환경 감수성을 키우고, 작은 실천으로 기후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중에서도 ‘반려식물’을 활용한 접근은 단순한 식물 관리 교육을 넘어서, 환경 감각과 생태 인식, 지속가능성 가치 교육까지 연계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반려식물은 한 개인의 정서적 안정뿐 아니라, 식물의 생장을 관찰하고 환경에 따라 반응하는 모습을 통해 생태계를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매체다. 물을 주는 빈도, 햇빛의 방향, 온도 변화에 따른 생장 반응 등은 자연의 섭리를 체감할 수 있게 해 주며, 이는 곧 환경과 인간의 관계를 인식하게 만든다. 이러한 학습 효과는 기후위기를 단순한 재난이 아닌, 생활의 조건으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려식물을 활용한 환경교육 실천 사례

 

여러 교육현장에서 반려식물을 활용한 환경교육 프로그램이 실제 운영되고 있으며, 그 효과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서울시 교육청은 2023년부터 ‘학교 내 작은 숲 만들기’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초등학교 및 중학교를 대상으로 반려식물 키트 보급과 함께 기후교육 콘텐츠를 연계해 왔다. 학생들은 자신이 받은 식물을 8주간 돌보며 생장일기를 작성하고, 해당 식물의 생태적 역할과 기후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하는 활동을 병행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물 절약,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에너지 효율적인 생활습관 등으로 관심을 넓혀갔다.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 중학교에서는 반려식물 관찰 후 기후행동 실천계획을 발표하는 활동까지 연결되었고, 교사 인터뷰에 따르면 “평소 환경에 무관심하던 학생들이 오히려 식물을 키우면서 기후문제에 더 민감해졌다”고 한다.
 
또한 비형식 교육기관에서도 이와 같은 접근이 활발하다. 경기도 용인시청소년수련관에서는 ‘나의 첫 반려식물과 기후이야기’라는 제목의 워크숍을 운영하며, 참가 청소년에게 반려식물을 제공하고 4주간 온라인 일기를 쓰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해당 일기는 탄소발자국 계산기 활용, 생활 속 실천 목표 설정 등으로 이어졌으며, 참가자 중 83%가 “이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이와 같은 사례는 단순한 식물교육이 아닌, 식물을 매개로 한 기후행동 인식 확산과 실천 유도 구조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 참여자의 자율성과 감정 이입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강제성이 아닌 공감 기반 행동 전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및 지자체의 환경교육 정책과의 접점

 

정부는 2022년 ‘환경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전면 개정하며, 전 생애주기 환경교육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교육부와 환경부는 공동으로 ‘제3차 환경교육종합계획(2023~2027)’을 수립하고, 그 안에 학교 환경교육과 시민 환경교육을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담았다. 이 계획은 교과 수업 외에도 학교 밖 다양한 생활공간에서 환경 감수성을 높이는 활동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여기서 반려식물은 매우 유용한 실천 도구로 기능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도시농업법 개정을 통해 도시농업 활동을 학교 및 사회복지시설로 확대 적용할 수 있도록 했고, 서울시, 부산시, 광주시 등은 교육청과 협력해 학교정원형 환경교육 사업을 운영 중이다. 특히 서울시의 ‘기후학교’ 모델은 실내 정원 만들기, 반려식물 관찰, 생태기록 등의 활동을 통해 기후시민의식을 키우는 프로그램으로 정착 중이다.
 
환경부의 ‘생애주기별 환경교육 지원사업’에서도 반려식물 키우기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으며, 지역 녹색학습공간(에코스쿨, 환경체험관 등)과 연계해 반려식물 기반 교육 콘텐츠가 개발되고 있다. 이들은 생물다양성, 순환경제, 탄소중립 등의 키워드를 식물의 특성과 연결하여 설명함으로써, 개념과 실제를 연결하는 학습 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한 각 지자체의 도시농업센터는 초등학교 및 지역아동센터와 협력해 식물 키트 보급과 환경교육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이는 지역별로 특화된 기후문제와 교육 방향성을 접목할 수 있어, 중앙 정책의 지역 현장화를 가능하게 하는 좋은 사례로 평가된다.
 

반려식물 기반 환경교육의 확장 전략

 

반려식물을 활용한 환경교육은 ‘보는 교육’이 아니라 ‘키우는 교육’이다. 즉, 단순히 정보를 전달받는 것이 아닌, 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연스레 생태 감수성을 높이고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는 구조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 환경교육의 한계를 보완하고, 참여자 중심 기후행동 교육으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첫째, 반려식물 교육 콘텐츠의 표준화와 확장이 필요하다. 학교와 복지시설, 시민단체 등 다양한 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식물 키트와 연계된 교육 매뉴얼, 생장 기록지, 감정일기 등을 개발하고, 중앙과 지자체가 함께 공급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교육부와 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간의 정책 협업이 중요하다.
 
둘째, 식물 키우기를 단발성 체험이 아닌 ‘기후 습관 형성 루틴’으로 정착시키는 방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기적인 온라인 식물 돌봄 챌린지, 실천기록 공유 플랫폼, 탄소절감량 시각화 도구 등과 연결해 교육 효과를 지속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지역 기반 환경교육 거점기관과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셋째, 학교 밖 청소년, 고령자, 다문화가정 등 환경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집단을 위한 맞춤형 반려식물 교육도 병행돼야 한다. 특히 언어 장벽이 낮고 감각 중심의 학습이 가능한 반려식물 키우기는 다양한 계층에게 효과적인 기후의식 교육 수단이 될 수 있다.

반려식물은 단순한 장식이나 힐링 도구를 넘어서, 오늘날 가장 시급한 환경문제를 일상에서 체감하고 실천으로 연결시키는 유용한 교육 수단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생활 기반의 지속가능한 교육 모델을 현실로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