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없는 방, 반려식물은 살 수 있을까?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집 구조상 햇빛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공간에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하방, 북향 원룸, 창문이 작은 오피스텔 같은 곳에서는 낮에도 불을 켜야 할 만큼 어두운 경우가 흔합니다. 이런 환경에서 반려식물을 들이고 싶어도 ‘빛이 부족하면 금방 죽는 거 아닐까?’라는 걱정이 먼저 떠오르죠.

그렇다면 과연 빛이 거의 없는 공간에서도 반려식물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작은 실험을 진행해 봤습니다.
실험 준비: 극한 환경을 설정하다
실험 장소는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는 집 안의 창고 같은 방이었습니다. 낮에도 컴퓨터 모니터 불빛이 유일한 광원일 정도로 어두운 공간입니다.
이 공간에 반려식물을 몇 종 선택해 들여놓았습니다. 스투키, 산세베리아, 스파티필럼, 그리고 칼라데아가 그 주인공입니다. 선택 기준은 일반적으로 ‘어두운 곳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비교를 위해 같은 종의 식물을 햇빛이 들어오는 거실에도 두었습니다. 이렇게 두 그룹을 나눠 3개월 동안 상태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첫 달, 의외로 버티는 모습
첫 달이 지났을 때, 어두운 방에 있던 식물들은 예상보다 건강하게 버텼습니다. 스투키와 산세베리아는 잎 색이 그대로 유지됐고, 스파티필럼은 다소 잎이 늘어지는 듯했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칼라데아는 조금 색이 옅어졌지만 여전히 살아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건, 빛이 없어도 죽지 않고 버틸 수는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만 성장은 거의 멈춘 상태였습니다. 새로운 잎이 잘 나오지 않고, 기존 잎만 유지하는 정도였죠.
두 달째, 식물마다 차이가 나타나다
두 달이 지나자 각 식물의 상태에 차이가 생겼습니다.
스투키와 산세베리아는 여전히 큰 변화 없이 버티고 있었습니다. 이 두 식물은 CAM 광합성이라는 독특한 방식 덕분에 낮은 광량에서도 효율적으로 생존할 수 있습니다.
반면 스파티필럼은 잎이 점점 늘어지고 연약해졌습니다.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광합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칼라데아는 잎 무늬가 흐려지고 잎 끝이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어두운 환경이 길어지자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난 것입니다.
세 달째, 명확해진 결론
세 달이 지났을 때, 어두운 방에 있던 식물들의 상태는 확연히 갈렸습니다.
스투키와 산세베리아는 여전히 멀쩡했습니다. 새 잎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기존 잎은 푸른빛을 유지했습니다. 이 두 식물은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 ‘정지 모드’로 버티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파티필럼은 잎이 절반 이상 시들었고, 칼라데아는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갔습니다. 이 두 식물은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자란다는 소문과 달리, 빛이 거의 없는 공간에서는 오래 버티기 힘들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빛없는 공간에서 버티는 요령
실험을 통해 얻은 교훈은, 빛이 전혀 없는 공간에서 반려식물을 키우려면 종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스투키, 산세베리아, 그리고 일부 다육식물은 빛이 부족한 곳에서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스파티필럼이나 칼라데아처럼 잎이 넓고 얇은 식물은 결국 빛 부족을 이기지 못합니다.
만약 빛이 없는 공간에서 꼭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다면, 두 가지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는 주기적으로 환기와 간접광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창가 가까이 두어 빛을 쬐게 하면 생존력이 훨씬 올라갑니다. 또 하나는 LED 식물등을 보조광으로 설치하는 방법입니다. 하루에 몇 시간만이라도 보조광을 주면 어두운 공간에서도 건강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빛없는 방에서의 반려식물, 또 하나의 의미
이 실험은 단순히 식물이 살 수 있느냐를 넘어서, 반려식물을 키우는 우리의 마음가짐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 줍니다. 빛이 없는 공간은 식물에게는 가혹한 환경이지만, 작은 관심과 노력으로 환경을 조금만 개선해 주면 식물은 놀라운 생명력을 보여줍니다.
즉, 반려식물을 키운다는 건 단순히 예쁜 인테리어를 위해 들이는 것이 아니라, 생명과 함께하는 책임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합니다. 작은 생명을 돌보는 우리의 마음이 결국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죠.
어둠 속에서도 반려식물은 길을 찾는다
빛이 없는 공간에서도 일부 반려식물은 놀랍게도 버티며 생명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결국 완전한 성장은 빛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어둠 속에서 반려식물이 보여준 생명력은 우리에게 메시지를 줍니다. “환경은 힘들어도, 작은 도움만 있다면 충분히 살아낼 수 있다”는 말처럼 말이죠.
작은 화분 하나라도 우리가 빛과 관심을 나눠 준다면, 그 공간은 더 이상 어둠뿐인 방이 아닐 것입니다. 반려식물은 결국 우리가 만들어주는 빛 속에서 웃음을 되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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